
[이코리아] 새 정부 출범 첫날 열린 주식시장이 급등세를 보였다.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한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에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지만, 경제성장 둔화 및 대외 위험요인 등의 변수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21대 대통령 선거일 다음 날인 이날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는 전 거래일 대비 71.87포인트(2.66%) 오른 2770.84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또한 9.92포인트(1.34%) 상승한 750.21로 장을 마감했다.
새 정부 출범 첫날 증시가 급등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 기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며 자본시장 공정성 회복, 주주권익 보호, 주식시장 활성화 등 다양한 자본시장 개혁안을 제안한 바 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8일 내놓은 정책공약집에는 ▲주가조작 등 불공정행위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이사의 충실의무를 일반주주까지 확대 ▲자사주 원칙적 소각 의무화 ▲불공정 합병 및 쪼개기 상장에 따른 주주 피해 예방 ▲외국인 투자자 유입 확대를 위한 제도 정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 추진 등의 공약이 포함돼있다.
새 정부가 증시 부양을 위한 다양한 자본시장 정책을 적극 추진한다면 지난해부터 시작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흐름이 지속되면서 증시가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12·3 비상계엄 이후 계속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 또한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 대선 후 증시가 대체로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점 또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 중 하나다. 유진투자증권이 지난 2일 발간한 ‘대선과 주식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9차례의 대통령 선거에서 6번은 선거 직후 증시가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81년 이후 9차례의 대선 후 증시 흐름을 분석한 결과 대선 한 달 뒤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는 평균 4.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상승폭이 컸던 것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 당선된 1987년 13대 대선으로, 선거 한 달 후 주가가 24.1%나 폭등했다. 그 뒤는 김대중 전 대통령(1992년, 15대) 16.6%, 김영삼 전 대통령(1992년, 14대) 4.9% 등의 순이었으며, 가장 최근인 문재인 전 대통령과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직후에도 한 달간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가 각각 3.1%, 3.0% 상승했다.
반면, 9차례의 대선 중 선거 후 한 달간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가 하락한 것은 3번에 불과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02년 16대 대선 후 한 달간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는 10.3% 하락했으며,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2007년, 17대)과 박근혜 전 대통령(2012년, 18대) 당선 이후에도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가 각각 -6.8%, -0.3% 떨어졌다.
보고서를 작성한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선 후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경향에 대해 “이유를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선거 전후 주가 변동성이 하락했다. 정책 기대보다 불확실성이 완화된 점이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연구원은 이어 “이번 신정부는 규제 중심의 부동산 정책이 갖는 후유증을 반면교사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그 과정에서 주식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은 상대적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 선거 이후 민생과 내수 경기를 살리기 위한 정책들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가능성도 대선 이후 기대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하반기 증시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국내 경제의 구조적 저성장 추세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미국의 관세정책 및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과 같은 대외 위험요인도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관세 및 국내 정책 기대 관련 심리 개선이 우호적 분위기를 만들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매크로 측면의 펀더멘털 여건은 부족한 상황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수출은 572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3% 감소해 4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조 연구원은 “트럼프 관세, 국내 정책 기대 관련 심리 개선에도 불구하고 매크로 펀더멘털 여건이 부족해 외생 변수에 의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높다”며 “3분기까지는 추세적 상승 흐름보다는 변동성이 큰 박스권 장세를 형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조 연구원은 9월 전후 연준이 통화정책을 전환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도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외 요인에 따른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4분기에는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