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리아] 국내 은행들이 앞다퉈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을 출원하고 있다. 초기 시장 선점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는 모양새지만, 아직 제도화·수익성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크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BNK금융그룹은 지난 4일 원화 스테이블메이플 캐릭터 슬롯에 관련한 상표권을 출원했다고 8일 밝혔다. BNK금융지주는 자회사 및 핀테크 제휴사를 통해 활용할 수 있는 스테이블메이플 캐릭터 슬롯 상표명 총 11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은행 주도의 스테이블메이플 캐릭터 슬롯 발행을 목표로 각각 10건, 4건의 출원을 진행 중이다.
BNK금융을 포함해 최근 은행권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 출원이 연이어 진행되고 있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KB국민은행이 가장 먼저 ‘KB’에 원화를 뜻하는 ‘KRW’를 조합한 ▲KRWB ▲KBKRW 등의 상표권 32건을 출원했으며, 신한은행의 모회사인 신한지주도 ▲KRWSHB ▲SFGKRW ▲SKRW 등의 상표권 21건을 출원했다. 하나은행 또한 ▲HanaKRW ▲KRWHana 등 16건의 상표권을 출원한 상태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도 각각 12건, 24건의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을 출원했으며, IBK기업은행도 특수은행 중 최초로 ‘IBKKRW’ 등 10건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지방은행 중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을 출원한 것은 BNK 계열인 부산·경남은행이 처음이다.
은행권이 스테이블메이플 캐릭터 슬롯 상표권 출원에 줄지어 나서는 이유는 곧 국내 스테이블메이플 캐릭터 슬롯 관련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원화 스테이블 메이플 캐릭터 슬롯 도입을 가상자산 관련 핵심 공약 중 하나로 제시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또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위한 입법 논의를 추진 중이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0일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요건을 명시한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발의했으며, 민주당 또한 이르면 이달 중 발행 요건 및 규율 체계를 좀 더 구체화한 ‘디지털자산 혁신법’을 발의할 계획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스테이블메이플 캐릭터 슬롯 관련 법령인 지니어스 법안이 지난달 상원을 통과해 시행을 앞두고 있다. 달러 중심의 스테이블메이플 캐릭터 슬롯 시장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통화주권이 약화하고 국부가 유출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국내에서는 원화 스테이블메이플 캐릭터 슬롯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원화 스테이블메이플 캐릭터 슬롯의 수익모델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청사진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스테이블메이플 캐릭터 슬롯의 수익모델은 대부분 준비자산을 활용한 이자수익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메이플 캐릭터 슬롯의 경우 보유한 달러로 미국채를 매입해 여기서 발행하는 이자로 수익을 내는 셈이다.
실제 USDC의 발행사 서클은 매출의 99%가 준비금 이자로, 보유금을 대부분 단기 미국채 및 은행 예금에 투자해 지난해 기준 16억8000만 달러의 수익을 냈다. USDT의 발행사 테더의 경우 환매·송금수수료 등을 통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해 지난해 130억 달러의 수익을 기록했다.
이러한 수익모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통량이다. 발행 잔액이 늘어날수록 운용할 수 있는 담보자산이 늘어나기 때문.
이 때문에 달러 기반 스테이블메이플 캐릭터 슬롯과 같은 수익모델로 원화 스테이블메이플 캐릭터 슬롯이 성공을 거두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축통화인 달러와 달리 원화에 기반한 스테이블메이플 캐릭터 슬롯의 경우 외부 유동성 유입이 어려워 국내 예금의 이탈만 초래할 수 있다는 것.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7일 ‘스테이블코인 수익 전쟁’ 보고서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기축통화라는 지위를 기반으로 미국 금융시스템 외부에서의 유동성 유입이 가능한 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수요가 제한된 비기축통화를 기반으로 해 국내 유동성의 내부 이동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추진 중이지만 아직 법안도 통과되지 않은 만큼, 제도적 불확실성도 남아있다.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을 성급하게 도입했다가 ‘코인런’ 등의 금융위기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향후 입법 논의 과정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정책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가상자산 시장이 은행권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스테이블메이플 캐릭터 슬롯 시장 선점 경쟁에서도 뒤처지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최근 은행들의 상표권 출원 행진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화 스테이블메이플 캐릭터 슬롯 시장 진입 준비를 서두르는 은행권이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