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리아] 지난 17일 발생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대형 화재가 국내 타이어산업 전반에 심각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19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 발생 사흘째인 19일 현재 진화율이 약 95%에 이르렀으며 금일 내로 완전 진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호타오락실 슬롯 머신 광주공장은 1972년 착공, 2년 뒤인 1974년 가동에 들어갔으며 연간 1,200만 개, 전체 생산량의 약 20%에 해당하는 타오락실 슬롯 머신를 생산해왔다. 이번 화재로 인해 광주 제2공장의 50~60%가 소실되고 공장 전체가 전면 가동 중단에 들어가면서 생산 차질은 불가피해졌다. 복구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시는 이번 화재 피해에 대해 특별재난지역 및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주민 피해 보상 창구도 설치해 지역사회 회복을 위한 행정적 지원에 나섰다.
금호타이어는 화재와 관련한 공식 입장에서 “큰 우려와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화재 진화와 함께 지역사회의 안정이 최우선 목표이며, 진정성 있고 책임 있는 자세로 사태 해결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해 피해 복구 및 생산 정상화를 추진 중이며, 광주공장에서 생산하던 제품에 대해 타 공장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신차용(OE) 타오락실 슬롯 머신 공급도 완성차 업체들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안정화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19일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카메이커에 공급하는 물량은 일정 생산분이 있어 단기간 커버는 가능하다. 장기화시에는 카메이커와 협의, 다른공장으로의 생산 대체 등 검토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주공장의 해외 생산 물량 비중이 약70% 정도이나, 이 부분도 장기화 여부에 따라 해외공장 대체 생산 및 다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화재로 인해 장기간 공장 가동이 어려워지면서, 2019년부터 논의되던 함평 이전 계획이 주목받고 있다. 금호타오락실 슬롯 머신는 지난해 10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전남 함평 빛그린산단 50만㎡ 부지 매입 계약(약 1,160억원)을 체결했으나 광주시와의 도시계획 변경 협의가 지연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이 OEM 타이어 공급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의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며 “단기적으로는 한국타이어와 넥센이 일부 수요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넥센은 이번 기회를 통해 OEM 진출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금호타이어는 수출 비중도 높은 편이어서 글로벌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공장을 새로 짓는 데 최소 1~2년은 걸리기 때문에 손실 최소화와 대체 공급망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실적 부담은 불가피하다"면서도 "화재보험, 광주공장 이전 계획 진행에 따라 중장기 회복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제2공장의 피해가 심각해 연간 9% 수준의 생산 차질이 예상되며, 실제 매출 영향은 화재 감식 후 재고 및 원재료 손실까지 파악돼야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4,110억 원)과 당기 순이익(1,718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과거 한국타이어도 글로벌 캐파 대비 20% 가량의 물량 차질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나, 보험을 통한 재산/기계/휴지에 따른 손실 보전, 타공장 물량 배분을 통해 영업/실적 영향을 최소화한 바 있다”며 “단기 실적 불확실성은 확대되었으나, (금호타이어의) 공장 이전계획이 지속 진행된다면 중장기 물량 회복 및 확대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