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재판 이후 기자회견을 가지는 그린피스 슬롯 머신 시카고들, 촬영-유호경기자]
[사진-재판 이후 기자회견을 가지는 그린피스 슬롯 머신 시카고들, 촬영-유호경기자]

[이코리아]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그린피스 활동가들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 

이번 재판은 지난해 11월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인근 해상에서 평화 시위를 벌인 그린피스 인터내셔널 소속 활동가 4명과 이들을 태운 레인보우 워리어호의 선장 헤티 기넨 씨에 대한 것이다. 그린피스는 재판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포함한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영국, 독일, 멕시코 등 국적으로 구성된 활동가 4인은 UN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 간 협상 회의(INC5)가 부산에서 열리던 당시, 플라스틱 원료를 운반할 예정이었던 배의 마스트에 올라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Strong Plastic Treaty)’라는 메시지를 담은 배너를 펼쳤다. 

이들은 이후 5개월 넘게 출국 금지 조치로 인해 한국에 머무르고 있으며,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귀국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재판 이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알 윌슨 그린피스 슬롯 머신 시카고, 촬영-유호경 기자]

기자회견에서 알 윌슨 활동가는 “회의장 안에서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던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더 크게 알리고자 했다”라며 “이는 개인의 이름이 아닌 전 세계 시민의 이름으로 행동한 것”이라고 말했다. 

헤티 선장은 “지금도 1만4천 명이 넘는 시민이 서명에 참여하고 있으며, 각국의 시민들이 한국 정부에 편지를 보내고 귀국을 촉구하고 있다.”라며 “모든 연대는 단순히 여기 있는 활동가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플라스틱 오염의 진정한 원인을 바로잡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전 세계 시민들의 행동이자 요구”라고 말했다. 

<이코리아>는 당시 배에 오른 대만 국적의 슬롯 머신 시카고 애쉬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진-그린피스 애쉬 슬롯 머신 시카고, 촬영-유호경 기자]
[사진-그린피스 애쉬 슬롯 머신 시카고, 촬영-유호경 기자]

◇ 어떤 목적으로 시위에 참여하게 되었나요?

국제 플라스틱 협약(INC) 제5차 협상 회의 종료를 이틀 앞두고, 저는 영국·독일·멕시코 국적의 다른 활동가들과 함께 안전 장비를 착용한 채 충남 서산 대산 석유화학단지 인근에서 플라스틱의 주원료인 석유화학 물질을 운반하려던 탱커선의 마스트에 올랐습니다. 우리는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Strong Plastics Treaty)’이라는 문구가 적힌 배너를 펼쳐 INC5에 참여 중인 각국 대표들에게 명확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 한국 검찰의 기소 내용(업무방해·건조물침입 혐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린피스는 비폭력을 바탕으로 한 직접행동(NVDA)을 통해 환경 문제의 현장을 드러내고, 정부와 기업에 변화를 요구하는 캠페인을 진행해왔습니다. ‘행동을 통한 긍정적 변화’를 추구한다는 그린피스의 핵심 원칙에 기반한 것입니다. 그린피스의 활동은 과학적 조사, 증거 수집, 공익적 폭로, 정책 제안 등 다양한 평화적 방법으로 이루어지며, 모두 환경 보호와 공익 실현을 목표로 합니다. 시대에 따라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지만, 그린피스는 법적 위험을 면밀히 검토하고 자발적인 참여로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한국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며, 그린피스의 캠페인은 불법이 아닌 공익적 활동임을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 한국 정부의 출국금지 조치에 대한 생각은?

그린피스는 전 세계적으로 평화적 시위를 통해 환경 문제를 알리고 변화를 촉구해 왔습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슬롯 머신 시카고들이 법적 절차를 겪는 일도 있으나, 출국 금지가 5개월간 지속되는 사례가 흔치는 않습니다. 특히 이번 경우는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촉구하는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행동이었기에, 제한 조치가 과도하지 않은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 항소나 국제기구 제소 같은 후속 대응도 염두에 두고 있나요?

한국 법원이 합리적인 판결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후속 대응은 재판 결과를 확인한 후 고민하고자 합니다.

◇ 출국 금지로 인해 지난 5개월간 한국에 머물며 어떤 어려움을 겪었나요?

오랜 기다림 속에서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단연코 심리적인 압박을 관리하는 일이었습니다. 지난 5개월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언어 장벽과 문화적 차이, 예상치 못한 삶의 변화들, 그리고 사랑하는 이의 별세까지 겪으며 감정의 기복이 매우 컸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마음을 다잡고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기 위해 온 힘을 다했습니다.

◇가족이나 직장, 슬롯 머신 시카고 단체와의 연결이 단절된 상태인데요.

외로움도 컸지만, 그보다 더 무겁게 다가온 감정은 무력감이었습니다. 출국이 정지되었기 때문에 가장 필요한 순간에 사랑하는 가족의 곁에 있을 수 없었고, 제때 위로를 전하거나 도움을 줄 수도 없었습니다. 그 사실이 깊은 죄책감으로 남아 있습니다.

◇영국 등에서 연대 시위가 이어졌는데, 이를 어떻게 보고 있나요?

이는 슬롯 머신 시카고들이 고립된 존재가 아닌, 세계 시민 사회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였습니다. 연대해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합니다.

◇이번 사건이 국제 환경운동가들 사이에서 어떤 상징적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 보시나요?

이번 행동은 단지 한국에서 벌어진 하나의 시위를 넘어, 전 세계 기후 운동가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슬롯 머신 시카고들은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포함하기 위해 평화적인 직접행동에 나섰으며, 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기후 위기와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절박한 외침이었습니다.

저희는 플라스틱 오염에서 벗어나기 위해 강력한 협약을 요구하는 수많은 이들 중 한 사람일 뿐이며,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이 함께 목소리를 내고 행동에 나설 것이라 믿습니다. 이 사건이 그런 용기와 연대의 상징으로 오래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국제사회와 한국 국민들에게 이번 사안과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신가요?

우리는 부산에서 열린 INC5 회의에서 각국 정부가 통제되지 않는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기 위한 강력한 국제 협약을 채택할 수 있도록 촉구하며 행동에 나섰습니다. 이는 우리 세대에 단 한 번 올 수 있을지도 모를 중대한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비록 부산 회의에서 최종 협약문이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100여 개 국가가 생산 감축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지지한 것은 분명한 진전이었으며, 그 과정에서 시민사회의 목소리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오는 8월 예정된 제5차 협상 회의 2차 회의(INC5.2)가 8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각국 정부가 석유화학 산업의 압력에 흔들리지 않고, 사람과 생태계, 그리고 기후를 보호할 수 있는 협약을 만들어 가는 데 더욱 힘을 실어주시기를 바랍니다.

INC5.2는 오는 8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이다. 슬롯 머신 시카고는 회의에 참여하는 각국 대표단을 대상으로,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포함한 강력한 국제 협약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나영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캠페이너는 “마지막 협상 회의로 예정됐던 INC5에서 100개국 이상이 생산 감축을 포함한 강력한 협약을 지지하며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라며 “속개 회의인 INC5.2에서는 한국 정부를 포함한 회원국들이 시민의 건강과 생태계, 기후를 보호하기 위해 생산 감축을 명문화한 강력한 협약을 반드시 성안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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