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세계기상기구(WMO) 공식 유튜브채널 갈무리
출처=세계기상기구(WMO) 공식 유튜브채널 갈무리

[이코리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한 데 이어, 앞으로 5년 안에 2도 상승에 근접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기후위기의 ‘레드라인’을 넘는 상황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제사회는 화석연료 퇴출과 기후정책 강화를 두고 중대한 기로에 섰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기상기구(WMO)는 최근 발표한 ‘10년 정기 기후 업데이트’ 보고서에서 “2024년부터 2029년 사이,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1850~1900년)보다 최대 1.9도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WMO는 성명을 통해 "온난화가 1도만 더 진행되어도 더 많은 유해한 폭염, 극심한 강우, 극심한 가뭄, 빙상, 해빙, 빙하의 해빙, 해수면 상승, 해양 온난화 등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 시기에 연평균 기온이 1.5도를 초과할 확률이 70%, 단일 연도에 1.5도를 넘길 확률은 80%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과학자들은 2025년이 기록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가능성을 “사실상 확실시된다”고 평가했다.

이는 1.5도가 기후학계에서 '기후변화 가속의 전환점'으로 간주되는 점을 고려할 때 심각한 경고다. 이 마지노선을 돌파하면 킹 슬롯는 사실상 이전 상태로 돌아가기 어렵다. 2023년 처음으로 평균기온이 1.5도 상승한 상황에서, 그 충격은 이미 현실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대형 허리케인이 조기 발생했고, 유럽 전역은 폭우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올해도 한국 경북 의성,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WMO의 기후 서비스 책임자인 크리스 휴이트는 "화석 연료 배출을 줄인다면 온난화를 제한하기에 너무 늦지 않았다"며 "우리는 기후 행동을 취해야 한다. 1.5°C는 불가피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 CBC 방송도 이번 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저널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를 인용해 "보고서는 지구 전체 기온이 2020년대 말까지 기록적인 수준 또는 그에 가까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다만 지구 온난화를 1.5도로 제한할 수 있다면 상황은 여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2022년 제6차 보고서도 유사한 위기를 예고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킹 슬롯 평균기온이 2도 상승할 경우, 가뭄 발생 지역 면적은 1.5도 상승 시보다 50% 넓어지고, 홍수에 노출되는 인구는 17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허리케인과 태풍 같은 기상이변의 강도는 약 5% 높아지고, 킹 슬롯 기후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서양 해류순환체계(AMOC)도 15%가량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계는 이러한 분석을 근거로 "화석연료를 즉각 퇴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크리스 휴잇 WMO 기후서비스 국장은 “지금이라도 온실가스 배출을 급감시킨다면 지구온난화를 억제할 기회는 아직 남아있다”며, “1.5도 상승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경고 속에서도 기후정책에 대한 정치적 회의론은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오는 11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릴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앞두고, 일부 지도자들이 기후행동의 경제적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대응이 지연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COP30 의장 안드레 코레아 두 라고는 지난 28일 영국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기후위기의 해법은 과학뿐 아니라 경제에서 나와야 한다”며 “기후과학을 부정하는 시대는 지났지만, 지금은 기후정책이 경제에 해롭다는 '경제적 부정주의'가 새롭게 부상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후대응은 경제를 저탄소 기반으로 재편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가 증명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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