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이메이플 캐릭터 슬롯 늘리기 용산점 노브랜드 전경. 사진=이메이플 캐릭터 슬롯 늘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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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고물가 속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대형마트의 할인 경쟁이 본격화됐다.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각각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침체된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한편,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활력을 되살리기 위한 전방위 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PB 브랜드 ‘노브랜드’ 10주년을 맞아 오는 13일부터 26일까지 감사 행사를 연다. 1차 행사에서는 ‘노브랜드 냉동 삼겹살’, ‘감자칩 오리지널’ 등 대표 상품 10종을 최초 출시가로 되돌려 판매하고, 2차 행사에선 대용량 상품군 12종을 평균 25% 저렴하게 선보인다. 노브랜드 신상품으로는 뚜껑을 단 ‘뚜껑 찾은 변기커버’와 처음 선보이는 신발군 ‘편안한 운동화’도 포함됐다. 

이마트 노병간 노브랜드 사업부장은 “2015년 9개 상품으로 출발했던 노브랜드가 현재 총 1600여종의 우수한 상품을 선보이며 생활 필수 브랜드로 정착했다”며, “10주년 행사에서 선보일 다양한 기획상품과 프로모션으로 노브랜드 쇼핑이 더 즐거울 수 있길 기대하며, 고객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할 다음 10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오는 12일부터 18일까지 ‘롯데레드페스티벌’ 2주차 행사를 연다. 이번 행사는 롯데그룹 20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대규모 온·오프라인 쇼핑축제로, 특히 하루 초특가 행사로 물가 안정에 도움을 주는 상품들로 엄선한 ‘원데이딜’이 주목받고 있다. 행사 첫날인 12일에는 ‘행복생생란’(대란) 한 판을 2000원 할인된 4990원에 1인당 2판 한정으로 판매한다. 고물가 시대에 ‘달걀값 안심’이라는 소비자 반응이 기대된다.

이 외에도 곡물 먹여 키운 호주산 척아이롤(100g 990원), 러시아산 활대게 50% 할인, 국산 데친 홍게 40% 할인 등 다양한 신선식품 할인과 가공식품 1+1, 세계맥주 묶음 할인도 눈길을 끈다. 여름 대표 과일 '수박 전품목(통/국산)'은 엘포인트 1만원 할인하고, '천도복숭아 전품목'은 8000원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그러나 이처럼 대형마트가 공격적 마케팅에 나선 배경에는 또 다른 위기감도 자리하고 있다. 국회에서 공휴일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재추진될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업계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해 9월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재는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대형마트의 휴업일을 조정할 수 있는데, 이를 법정 공휴일에만 휴업할 수 있도록 강화하는 게 골자다. 만약 법안이 통과되면 대형마트는 한 달에 두 번꼴로 반드시 공휴일에 문을 닫아야 한다. 법안은 현재 국회 소위에서 심사 중이며, 통과할 경우 추후 본회의에 올라간다. 

개정안 통과 시 지자체의 자율적인 휴업일 지정이 불가해질 전망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10일 기준 롯데쇼핑과 이메이플 캐릭터 슬롯 늘리기 주가가 각각 8~9% 급락했다.

업계는 이 같은 규제 강화가 실효성은 떨어지면서 온라인몰만 이롭게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경제연구원의 소비자 구매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015년과 2022년 사이 대형마트 휴업일에 전통시장의 식료품 구매액은 55% 줄어든 반면, 온라인몰은 20배 이상 증가했다. 유민희 한경연 연구위원은 “대형마트가 문을 닫아도 소비자들은 전통시장보다는 온라인몰을 선택한다”며 “마트와 시장은 경쟁관계보다는 보완적 유통채널”이라고 분석했다.

해외 사례도 우리나라의 방향과는 다소 다르다. 독일, 영국, 캐나다,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 종교활동 보호를 목적으로 일요일 영업시간을 제한한 적이 있지만 점포규모에 따른 차별적 규제가 아니었고, 그마저도 소비환경 변화에 맞춰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흐름을 보였다. 일본 역시 1973년 소규모 소매상 보호라는 정책 목표를 가지고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를 시행했으나, 소비자 불편과 유통업 불황으로 이를 2000년 폐지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규제 강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주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온라인몰 새벽배송 서비스에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였으며,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경쟁력 약화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규제가 오히려 온라인 플랫폼의 성장만 도왔다"며 "소비자 편의와 시장 경쟁력을 고려한 정책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벽배송 영업시간 제한을 완화하더라도 초기 시스템 구축 비용이 만만치 않아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그보다는 공휴일 의무휴업 규제를 우선 해제하는 것이 대형마트의 경영 여건을 개선하는 데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몰은 이제 소비자의 주요 구매 채널로 자리잡았고, 대형마트 역시 오프라인 유통의 한 축으로서 새로운 방식의 혁신과 적응이 절실하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의 박주근 대표는 11일 <이코리아>와 통화에서 “대형마트의 휴일 영업 중지가 생각보다 그렇게 큰 효과는 없을 거라 본다"며 "특히 쿠팡의 성장세와 중국 유통업체들의 국내 진입은 시장 판도를 바꿔놓았다. 마트에 휴업을 늘린다고 해서 재래시장이 성장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더 맞다고 본다"며 "첫 번째 원칙은, 소비자와 국민의 '편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지금은 바른 정책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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