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일본 배터리사에 공급하는 천연흑연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 세종 음극재 공장 전경. 사진=포스코퓨처엠 
사진은 일본 배터리사에 공급하는 천연흑연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 세종 음극재 공장 전경. 사진=포스코퓨처엠 

[이코리아]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배터리 원료와 부품에 고율의 관세를 예고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의 ‘탈(脫)중국’ 공급망 구축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인 흑연 음극재 분야에서 포스코퓨처엠 등 국내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은 슬롯 가입 머니 흑연 음극재에 93.5%의 반덤핑(AD) 관세와 6.55%의 상계관세(CVD)를 부과할 예정이다. 중국은 글로벌 흑연 음극재 시장 점유율이 90% 이상에 달해 대체 공급망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삼성증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관세 적용 시 슬롯 가입 머니 음극재 가격은 ㎏당 3.1달러에서 7.9달러로 뛰며, 배터리 셀 제조원가가 11%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13일 <이코리아>와 통화에서 “중국의 특정 원자재 점유율이 70~90%에 이르면 전략 자원화가 가능하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견제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원자재 수입 다변화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이 필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전기차와 ESS(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 공급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만큼, 중국산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고 수입 다변화를 강화해야 한다“며 “포스코퓨처엠의 구형 흑연 내재화, 에코프로비엠의 인도네시아 니켈 공급망 확대처럼 중국을 벗어난 공급망 다변화 전략이 바람직하다”

포스코퓨처엠은 연 8만2000톤(t) 규모의 음극재 생산능력을 보유하지만, 저가 중국산 공세로 가동률이 30~40%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가격 경쟁력이 부각되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포스코퓨처엠은 전구체 국산화에 성공한 데 이어, 구형 흑연 내재화를 추진 중이다. 지난 6월 연간 4만5000톤 규모의 전구체 공장을 완공했으며, 이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가공한 양극재를 최근 미국의 전기차 배터리 전문기업 얼티엄셀즈(Ultium Cells)에 첫 공급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천연 흑연은 아프리카에서, 인조 흑연의 핵심 원료인 코크스는 포스코 그룹 내에서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7년 구형 흑연 양산을 목표로 공급망 자립화를 추진 중이다. 총 3961억 원을 투자해 슬롯 가입 머니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이다. 구형 흑연은 음극재 생산의 핵심 중간 소재로, 현재 글로벌 생산의 99%를 슬롯 가입 머니이 장악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이 3분기부터 비중국산 전구체 공급을 본격화하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SK증권은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양극재 출하량 확대를 주요 동력으로 꼽았다. 

박형우, 권민규 SK증권 연구원은 "연중 저점은 지난 2분기였고, 3분기 영업이익은 176억 원으로 반등이 기대된다"며 "G사향 N86 출하량은 지난분기 2500톤에서 10000톤 수준으로 증가로 전망한다. 비중국 전구체 채용에 따른 본격적 물량 증가다. 낮아진 가격으로 수익성 회복은 완만할 수 있다. 그러나 영업 동향의 회복 시그널로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미국은 중장기적으로 자국 내 이차전지 밸류체인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미국에 투자하고 있고 대안 소재를 보유한 한국 기업들이 유리한 입지에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산 흑연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는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할 것이며, 특히 음극재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포스코퓨처엠에는 분명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탈중국 흐름은 음극재뿐 아니라 양극재와 리튬 등 다른 소재로도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에코프로이노베이션으로부터 국내산 수산화리튬을 공급받기로 했다. 수산화리튬은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의 핵심 원료로, 국내 도입량의 82.7%가 중국산이었다. 이번 계약으로 SK온은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요건을 충족해 현지 원가 경쟁력을 높일 전망이다.

또한 SK온은 엘앤에프와 손잡고 북미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 공략용 LFP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한다. LFP는 ESS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는 가격·안전성 우위의 배터리로, IRA·AMPC 규제하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투자 효과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20배 이상 증가했다. 회사는 탈슬롯 가입 머니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사업 확대와 차세대 리튬망간리치(LMR) 양극재 양산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은 2026년부터 PFE(금지외국기관) 부품 비중이 40% 이하일 때만 보조금을 지급하며, 2030년부터는 15%로 줄인다. 핵심광물의 경우 2030년 75%, 2033년 50% 이하로 맞춰야 한다. 사실상 슬롯 가입 머니 소재를 배제하겠다는 방침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6년부터는 배터리 원가의 40% 이상을 중국산 소재가 차지하면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며 “AMPC 적격 범위가 시장 예상보다 좁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양극재·음극재 등 핵심 소재의 현지화와 아프리카 등 신규 광물 공급망 확보 등 다각도로 활로를 찾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MPC 요건을 충족하려면 탈중국 밸류체인 구축이 시급하다"며 "기술 전환과 원료 확보 역량이 승부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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