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3차 후보자딥 슬롯 트위터 시작에 앞서 각 정당 대선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권영국 민주노동당, 김문수 국민의힘,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사진=뉴시스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3차 후보자딥 슬롯 트위터 시작에 앞서 각 정당 대선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권영국 민주노동당, 김문수 국민의힘,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세 차례의 대선 후보 TV토론회에 대해 언론이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정책이 실종된 채 상대 후보에 대한 막말과 네거티브 공세로 채워진 토론에 실망한 언론은 향후 토론 방식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이준석 여성 신체 발언에 언론 “아이들이 볼까 두렵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용하는 뉴스 빅데이터 분석시스템 ‘빅카인즈’에서 ‘TV토론’을 검색하자, 마지막 TV토론회가 열린 지난 27일부터 30일까지 2341건의 기사가 보도된 것으로 집계됐다. 날짜별로 보면, 토론회 다음 날인 28일 가장 많은 848건의 기사가 보도됐으며 이후 기사량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TV토론’ 관련 기사에 가장 자주 등장한 연관키워드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이름이었다. 이는 지난 27일 TV토론에서 이 후보가 여성의 신체부위를 언급하며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아들이 과거 작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성희롱성 댓글을 인용해 대선후보의 가족을 검증하려는 의도였다고 해명했으나, 비판 여론이 커지자 30일 당원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표현의 수위로 인해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언론은 이 후보의 여성혐오 발언 논란에 일제히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경향신문은 28일 사설에서 “국가 미래를 그리고 국민과 소통하는 공론장에서, 온 가족이 보는 마지막 TV토론에서 여성의 신체를 성적으로 학대하는 저열한 표현을 여과 없이 내뱉은 것”이라며 “주권자 모두를 모욕한 이 후보의 여혐·성폭력 발언에 분노와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이어 “정치 입문 후 사회적 약자 차별, 남녀 갈라치기로 일관해온 그였다. 줄 잇는 탈당 행렬, 사전투표 참관인 거부 사태에 휩싸인 개혁신당 현실은 그의 자업자득”이라며 “최소한의 인권 감수성도 없는 이 후보가 대선 후보라는 사실이 참담하고 부끄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또한 29일 사설에서 “이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아들이 과거에 작성했다고 의심되는 여성 혐오성 댓글을 부각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라면서도 “그렇더라도 어린이·청소년을 포함한 전국의 시청자가 지켜보는 TV 방송에서 할 수 있는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대선 후보는) 자기 주장을 강하게 피력하는 것도 좋지만, 특정 성별이나 계층에 상처를 주지 않도록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며 “최소한의 품위마저 잃은 발언으로 상대를 공격한다면 이 후보가 그동안 비판해 온 구태 정치인과 다를 게 뭔가”라고 반문했다.

 

27~30일 보도된 대선후보 TV딥 슬롯 트위터 관련 기사의 연관키워드. 자료=빅카인즈
27~30일 보도된 대선후보 TV딥 슬롯 트위터 관련 기사의 연관키워드. 자료=빅카인즈

◇ 언론, TV토론회에 “역대 최악” 평가… “정책 경쟁 없는 말꼬리 잡기”

이 후보의 여성혐오 발언 논란을 제외하더라도 대선 후보 TV토론회에 대한 언론의 평가는 매우 부정적이다. 국가 현안과 정책·공약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는 뒷전인 채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로 점철된 토론으로 유권자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줬다는 것.

동아일보는 28일 사설에서 “각 후보는 한결같이 자기만이 대화와 협치를 복원할, 통합의 정치를 구현할 적임자라고 강조하며 권력 구조와 선거제 개편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그 몇 마디 외엔 상대에 대한 일방 공세로 일관했다”며 “각 후보는 상대의 해명을 요구받으면 ‘그러는 당신은 어떠냐’는 회피성 비방이나 말꼬리 잡기로 맞섰고, 아예 해명 기회조차 제대로 주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였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이어 “이번 대선의 세 차례 TV토론은 역대 최악이었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기대 이하”라며 “반감과 편견을 노골화하는 정치권의 대결, 나아가 그 근저에 강경 지지층의 팬덤 정치가 판치는 현실에서 건강한 토론이 이뤄질 리가 없다. 이대로라면 한국 정치의 장래는 여전히 어둡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또한 29일 사설에서 “이번 세 차례 토론은 그런 계기는 거의 제공하지 못한 채 비방과 사생활 들추기, 말꼬리 잡기만 넘친 네거티브 경연장이나 마찬가지”였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는 “정책 경쟁이나 미래 비전에 대한 얘기는 듣기 어려웠던 반면, 상대의 과거 의혹과 잘못을 들추는 데 급급했다. 그것도 국민들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철 지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며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와 수준 낮은 토론 문화를 바꾸지 않는다면 한국 정치가 앞으로도 나아질 리 만무하다”고 우려했다.

◇ 사회자 역할 확대, 양자토론 도입 등 새 토론 방식 고민해야…

대선 후보 TV딥 슬롯 트위터에 대한 실망감은 토론 방식에 대한 개편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다수의 매체는 TV토론에 대한 비판과 함께 심도있는 토론을 위한 딥 슬롯 트위터 방식 개선을 주장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세 번째 토론을 앞둔 지난 27일 기사에서 “앞선 두 번의 TV토론이 후보들의 대통령 국정수행 능력과 정책 검증보다는 네거티브 공방에 치중하면서 ‘맹탕 토론회’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온다”며 “사회자가 직접 후보에게 질문을 던지고, 토론 주제를 벗어나거나 비방이 심해지면 제지하는 미국 대선 TV토론 방식을 차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지난해 미국 대선 TV토론에선 사회자들이 직접 후보들에게 유권자들이 궁금해하는 핵심 현안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며 “이 과정에서 후보자들이 허위 정보로 상대를 공격하면 사회자가 직접 정정하는 ‘팩트체크’를 가동하는 것은 물론 상대 발언에 끼어들거나 비방을 쏟아내지 못하도록 발언 시간을 넘기면 마이크를 자동으로 끄는 방식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동아일보는 이어 후보의 발언 시간을 연장하고 다자딥 슬롯 트위터 중간에 최소 30분 안팎의 양자 딥 슬롯 트위터 시간을 보장하는 한편, 공식 선거운동 기간을 늘려 후보와 유권자들이 공약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시간을 확보하는 등의 딥 슬롯 트위터 개선 방안을 소개했다.

중앙일보는 28일 사설에서 “대통령 탄핵으로 급작스레 진행된 대선이라 후보들이 정책 역량을 숙성할 기간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전반적인 토론의 수준은 매우 실망스러웠다”며 “대선 TV토론이 애초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제도적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회당 120분씩 3회 진행되는 현 토론의 횟수와 시간을 늘리는 한편, 토론회 포맷 자체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지금은 후보 주도권 토론이 시간총량제 방식이어서 각 후보의 발언 시간이 6분 30초 이내로 제한돼 있다. 기계적 균형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깊이 있는 토론이 진행되기 힘들다”며 “약점이 드러났을 때 동문서답으로 빠져나가도 추궁할 틈이 없다. 충분한 양자토론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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