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제공

[이코리아] 국내 디지털 트윈 기술의 해외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은 현실의 공간·시스템·사물을 정밀한 가상공간에 구현한 뒤,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분석·예측·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기술이다. 3D 모델과 함께 교통, 환경, 인구, 기상 등 다양한 정보를 통합해 도시 운영을 고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2003년 마이클 그리브스 박사가 제품의 생애주기 관점에서 최초로 제안한 개념으로, 현실과 같은 쌍둥이 사이버 세계를 만들어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하는 공간을 뜻한다. 건설·제조 등 산업 현장에서 장비 성능 분석이나 유지보수에 주로 활용되며 최근에는 도시 전체를 복제하는 ‘어반 트윈(Urban Twin)’이 확산되고 있다.

싱가포르의 ‘버추얼 싱가포르’, 일본의 ‘PLATEAU 프로젝트’, 프랑스의 ‘국토 디지털 트윈’ 등이 대표 사례다. 도시 인프라 관리, 재난 대응, 교통 최적화, 기후 시나리오 예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트윈이 ‘스마트시티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10일, 사우디아라비아 3개 도시를 대상으로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대상 도시는 메카, 메디나, 제다로, 서울 면적의 11배에 달하는 약 6,800㎢를 고해상도 3D 모델로 구현했으며, 디지털로 복제된 건물 수만 92만 동에 달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산하 발라디(Balady)와 NHC 이노베이션이 주도하고, 네이버클라우드·네이버랩스로 구성된 '팀네이버'가 기술 협력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플랫폼은 지형 분석, 일조량 계산, 조망권 분석은 물론, 홍수 시뮬레이션, 비구름 이동 추적 등 재난 대응 기능까지 지원한다. 사우디 현지 행정기관은 이를 활용해 건축 허가, 도시 계획, 기후 대응 등 스마트 행정을 펼칠 수 있으며, 실시간 센서 데이터를 연동한 시뮬레이션도 가능하다.

사우디 정부는 이 플랫폼을 국가 차원의 디지털 인프라로 확장하고, 구축 대상을 다른 도시로 확대할 방침이다. 네이버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사우디 국립주택공사 산하 NHC이노베이션과 손잡고 합작법인 ‘네이버 이노베이션’을 설립하고, 클라우드 기반 슈퍼앱과 디지털 트윈 서비스 고도화에 나선다.

디지털 트윈 기술 수출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사우디에 이어 보츠와나에 통합물관리 디지털트윈 기술을 수출했다고 지난 2월 밝혔다. 수자원공사는 보츠와나 수도 가보로네에서 보노 쿠모타카 보츠와나 수자원주택부 차관과 '통합물관리 시스템 구축사업'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8년까지 수위·강수 등 원격 계측, 실시간 모니터링, 통합 관리 상황실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수자원공사는 이 시스템에댐 상·하류의 실시간 데이터를 가상공간에 복제하는 '통합물관리 디지털트윈'기술을 적용했다.

스타트업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전문기업 모라이는 지난해 독일에 법인을 설립해 유럽 시장 확대에 나섰다. 모라이는 디지털 트윈과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해 무인 시스템의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에이트(E8IGHT)는 지난해 10월,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의 디지털 트윈 프로젝트에 참여한 데 이어, 홍콩·콜롬비아 기업들과 협력해 글로벌 스마트시티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이트는 스마트시티 콜롬비아와 협력해 도시 계획 및 인프라 관리 분야에서 디지털 트윈 기술을 수출할 예정이며, 홍콩의 맨리 테크놀로지 그룹과도 손잡고 홍콩을 비롯한 아시아권 디지털 트윈 시장 선점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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