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이코리아] 라이브 커머스가 어느덧 유통 산업의 주력 채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팬데믹을 계기로 급성장한 이 시장은 이제 단순한 유행을 넘어 새로운 산업 영역으로 재편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커질수록 규제 공백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진다. 허위 광고, 불량 상품 유통, 슬롯 머신 버그 피해가 이어지면서 각국은 저마다의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의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라이브 커머스 및 홈쇼핑 데이터 분석 기업 ㈜씨브이쓰리의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3년 대비 15% 성장한 약 3.5조 원으로 추산되었다. 이어 방송 평균 거래액은 577만 원, 전체 방송 조회 수는 54억 회를 기록했다. 패션, 뷰티, 가전,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방송형 콘텐츠와 실시간 구매가 결합하며 새로운 소비 패턴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러나 제도 미비 속 빠른 성장은 소비자 보호의 공백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상담센터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5건에 불과했던 라이브커머스 관련 상담은 2023년 182건으로 10배 이상 급증했다.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 소지가 있는 방송도 12건에 달했다. 

지난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라이브커머스 방송에서 광고하는 식품·화장품·의료기기를 집중 점검해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화장품법」, 「의료기기법」을 위반한 부당광고 29건을 적발했다.

식약처는 소비자가 식품, 화장품 등을 온라인에서 구매하려는 경우 부당광고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식약처로부터 허가·심사·인정받은 내용을 식품안전나라 또는 의약품 안전나라에서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우리나라는 라이브커머스에 대해 ‘자율규제’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4년 실시한 ‘라이브커머스 시장 실태조사 연구’에서 “라이브커머스는 창의적 콘텐츠와 기술 결합이 핵심인 산업이므로, TV 홈쇼핑 수준의 사전 규제는 맞지 않다”라고 밝히며 “허위·기만행위 등 소비자 피해 가능성이 높은 영역은 명확한 책임 구조를 갖춘 자율규제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자율규제가 무규제가 아님을 강조하며, 사업자가 창의적 활동을 보장받는 대신, 이용자 피해 발생 시 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덧붙였다. 또한 “국내 사업자만을 옥죄는 규제는 글로벌 경쟁에서 불리하므로,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유연한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슬롯 머신 버그 보호와 산업 진흥 사이에서 각국은 상반된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본격적인 법제화에 나섰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6월 10일 「라이브커머스 전자상거래 감독관리방법(초안)」을 공개하고, 7월까지 사회 각계 의견 수렴을 진행 중이다. 초안은 플랫폼 사업자, 방송 진행자(KOL), 대행 서비스업체까지 포함해 모든 주체의 책임을 조문으로 명시하고 있다.

플랫폼은 법적 검증과 교육 시스템 구축, 방송인은 신분 인증 및 허위 광고 금지, 대행업체는 상품 검수와 생방송 오류 정정 의무를 지닌다. 또한 감독기관 권한을 강화해, 인터넷 정보 부문과 협조한 실시간 모니터링·사후 추적 체계도 도입될 예정이다. 위반 시 행정처분뿐 아니라 법적 책임까지 부과되는 강력한 규제안이다.

반면 미국과 유럽은 아직 전용 규제를 갖추지 않았으며, 개별 플랫폼(TikTok Shop, Whatnot 등)이 자체 가이드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일부 국가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표시 의무 등을 강화하고 있지만, 라이브커머스 전용 규제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지속 가능한 쇼핑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선 자율성을 보장하되, 최소한의 신뢰와 책임을 담보할 수 있는 ‘혼합형 규제 모델’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한다. 창의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소비자 보호라는 기본 가치를 놓쳐선 안 된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향후 온라인 쇼핑협회에 부당광고 사례를 공유하고 자율 관리를 요청하는 등 관련 단체와 긴밀히 협력하는 한편, 온라인 광고 모니터링을 지속 강화하여 부당광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 예방과 건전한 식의약품 유통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라이브커머스 구매전 제품 확인 방법, 출처-식약처]
[사진-라이브커머스 구매전 제품 확인 방법, 출처-식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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