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서울 강남구의 한 약국에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놓여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사진은 서울 강남구의 한 약국에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놓여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전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이 혁신적 기술 경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한 달에 한 번' 투여 가능한 장기 지속형 제형 개발에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독자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Eli Lilly)와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는 기존 주 1회 제형(젭바운드, 위고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환자 편의성을 극대화한 월 1회 제형 개발에 나섰다. 일라이 릴리는 지난 3일(현지시간) 스웨덴 바이오텍 기업인 카무루스(Camurus)의 8억7000만 달러(약 1조2000억 원) 규모의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카무루스의 ‘플루이드크리스탈(FluidCrystal)’ 플랫폼을 도입해 GIP/GLP-1/글루카곤 삼중 수용체 작용제 등 차세대 인크레틴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은 약물이 체내에서 젤 형태로 변환되어 서서히 방출되며 장기 효과를 유도한다.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해 11월 덴마크의 아센디스 파마(Ascendis Pharma)와 손잡고 트랜스콘(TransCon) 슬롯사이트 샤오미을 적용한 GLP-1 월 1회 제형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두 슬롯사이트 샤오미 모두 FDA 승인된 장기 지속형 제품 개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상용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경구용 치료제 분야도 빠르게 진입 중이다. 일라이 릴리는 오포글리프론(Opoglifaon)의 임상 3상을 마쳤고,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용 GLP-1 제제는 현재 미국 FDA 심사를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FDA는 지난달 2일(현지시각) 해당 신청을 공식 접수했으며, 올해 4분기 내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비만약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177개 이상의 비만 치료 후보물질이 개발 중이다. 특히 GLP-1 단일 수용체 작용제를 넘어 아밀린, GIP, 글루카곤 등 다양한 대사 호르몬을 조합한 다중작용제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 비만약 시장은 2023년 기준 약 1,780억 원 규모로, 연평균 7.3%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위고비와 같은 GLP-1 계열 치료제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이 한국인 체형과 복약 편의성에 최적화된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며, 독자 생존 가능성을 입증해가고 있다.

국내 제약사 중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단연 한미약품이다. 자체 개발 플랫폼 ‘랩스커버리(LAPSCOVERY)’를 기반으로 GLP-1 계열 약물을 주 1회 또는 월 1회 투여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이 플랫폼은 단백질 약물에 인간 알부민 결합구조를 부착해 반감기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기술이다.

대표 파이프라인인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는 당뇨가 없는 비만 환자 420명을 대상으로 국내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며, 하반기 내 완료 후 국내 허가 신청이 계획돼 있다. 과거 사노피(Sanofi)와의 글로벌 임상에서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한 바 있는 이 약물은, 한미의 전략에 따라 2026년 하반기 국내 최초 ‘주 1회 비만 치료제’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9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 HM15275는 근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비만대사 수술 수준의 25% 이상 체중 감량 효과가 기대되며, 부수적으로 다양한 대사성 질환에 효력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올해 하반기 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신개념 비만치료제 HM17321는 근육 증가와 체중 감량이 동시에 가능한 ‘계열 내 최초 신약(First-in-Class)’으로 개발될 잠재력을 확인했으며, 단독 및 병용요법 모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도 입증했다. HM17321은 올해 하반기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는 단일 약물이 아닌 전주기적 맞춤형 비만 치료제를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전략”이라며 “해외 의존 없는 ‘제약 주권’을 확립하고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겠다”고 강조했다.

유한양행과 디앤디파마텍은 비만뿐만 아니라 대사성 간질환(MASH)으로 적응증을 넓히고 있다. 유한양행의 YH25724는 GLP-1과 FGF21 수용체를 동시에 타깃하는 후보물질로, 제넥신의 hyFc 슬롯사이트 샤오미을 적용했다. 해당 약물은 베링거인겔하임에 슬롯사이트 샤오미이전됐으며 미국, 일본, 유럽에서 임상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디앤디파마텍의 DD01은 GLP-1/GCG 수용체를 타깃으로 하는 주 1회 피하주사형 치료제로, 현재 미국에서 MASH 적응증으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DD02S, DD03 등 다양한 후속 파이프라인도 준비 중이다. 디앤디파마텍은 펩타이드 기반 치료제의 흡수율 문제를 개선한 ORALINK 경구 플랫폼을 기반으로, GLP-1 단일 타깃 경구제 DD02S를 개발 중이며, 이미 Metsera에 슬롯사이트 샤오미이전했다. 기존 피하주사 기반 치료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향후 비만 치료제 시장은 단순한 체중 감량 효과를 넘어서, 환자 편의성과 순응도를 높이는 제형 혁신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도 플랫폼 기반의 다중작용제 및 제형 기술로 글로벌 무대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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