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슬롯 머신 페이 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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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삼성생명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까지 삼성생명 주식을 순매도했던 외국인 투자자들도 매수세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4거래일간 슬롯 머신 페이 라인 주식을 501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슬롯 머신 페이 라인 주식을 206억원어치 순매도했으나, 지난달 30일부터 5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주가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 슬롯 머신 페이 라인 주가는 지난 9일 전일 대비 1300원(1.08%) 오른 12만1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9만원대(5월 30일 종가 기준 9만8900원)에 머물러있던 슬롯 머신 페이 라인 주가는 이달 들어 2만2900원(23.15%)이나 오르며 12만원선을 돌파했다. 지난 4월 9일 장중 7만3300원까지 떨어졌던 점을 고려하면 두 달 만에 저점 대비 66.2%나 반등한 셈이다.

최근 삼성생명 주가 상승세의 가장 큰 동력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 처분으로 배당 여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현재 국회에는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발의돼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 2월 발의한 이 개정안은 보험사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슬롯 머신 페이 라인이 보유한 슬롯 머신 페이 라인 주식을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게 되면 보험업법상 보유 기준(총자산의 3%)를 크게 초과하게 된다. 만약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슬롯 머신 페이 라인은 약 20조원 이상의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또한 21대 국회에서 슬롯 머신 페이 라인법을 발의한 적이 있는 만큼, 보험업법 개정 논의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삼성그룹도 삼성생명법 대응에 나선 모양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2일 단순·인적분할 방식으로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설립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인적분할 후 삼성물산이 보유하게 될 삼성에피스홀딩스 지분을 매각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매입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슬롯 머신 페이 라인이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게 되면 약 10조원 규모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슬롯 머신 페이 라인의 삼성전자 취득원가는 주당 1071원으로, 현재 삼성전자 주가가 5만9000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매각 시 주당 약 5만8000원의 차익이 발생한다. 슬롯 머신 페이 라인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산 규모는 319조원으로, 슬롯 머신 페이 라인은 삼성전자 지분 8.51% 중 약 5.7%(약 20조원)을 매각해야 한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식 처분 시) 매각 차액의 일부를 삼성생명의 과거 유배당 보험 상품 계약자에게 지급해야 하고,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가 발생한다”며 “삼성전자 지분 20조원을 처분 시 유배당 계약자 배당과 법인세는 도합 10조원 미만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이어 “결론적으로, 지배구조 개편 및 삼성전자 지분 처분 시 10조원 이상의 이익잉여금이 일시에 반영될 것”이라며 “매각차익에 따른 추가 주주환원이 기대됨과 동시에 자본 활용 제약 요인 해소로 펀더멘털의 급격한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험업법 개정 효과를 제쳐두더라도, 삼성생명 자체의 이익 체력 및 배당 여력 또한 준수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생명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63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삼성·교보·한화생명과 삼성화재·DB손보·메리츠화재 등 생·손보업계 ‘빅3’ 중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곳은 삼성생명 한 곳뿐이다. 안 연구원은 “(삼성전자 지분 매각) 시나리오를 고려하지 않아도 삼성생명의 배당수익률(DY)은 4.3%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속적인 금리하락과 그에 따른 건전성 지표 하락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통상 금리가 하락하면 보험부채가 자산보다 더 늘어나게 되기 때문에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이 하락할 수 있다. 삼성생명의 킥스 비율은 1분기 말 기준 177.2%로 전년 말 대비 7.7%포인트 하락한 상태다.

김도하 한화생명 연구원은 삼성생명의 킥스 비율 하락에 대해 “삼성전자 지분가치를 제외하면, 금감원의 제도 강화 등으로 자산-부채 평가액이 분기 중 2.8조원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자본의 질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할 단계는 아니나, 외형이 큰 만큼 자산부채관리(ALM)가 녹록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장기 주주환원책을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

한편, 삼성생명 주가는 10일 오후 1시 현재 전일 대비 6100원(△5.01%) 하락한 11만5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4월 이후 꾸준한 상승 흐름을 보인 삼성생명이 하반기에도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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