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보건소 생식가
[사진-e보건소 생식가

[이코리아] “난소 나이 검진이요? 국가가 무료로 해준다길래 받아봤어요. 덕분에 임신 계획을 조금 앞당기기로 했죠.”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김 모 씨는 최근 지역 보건소를 통해 항뮐러호르몬(AMH) 혈액검사와 자궁·난소 초음파 검사를 무상으로 받았다. 해당 검사는 여성의 ‘난소 나이’를 알려주는 지표로, 최근 정부가 20~49세 남녀를 대상으로 생애 최대 3회까지 무료 지원하는 ‘임신 사전건강관리 지원사업’의 일환이다.

보건복지부는 올해부터 검진 대상을 미혼자까지 확대하고, 여성뿐 아니라 남성 정액검사까지 포함한 생식 검진을 무상 지원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출산 장려 목적을 넘어서 개인의 시드 슬롯 뚫기권을 강화하는 공공의료 정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직장 건강검진, 국가건강검진은 익숙하지만, ‘생식 건강검진’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정부는 2025년부터 전국 17개 시·도에서 만 20~49세 남녀 누구나 생애 최대 3회까지 생식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확대했다. 이전까지는 결혼 또는 사실혼 관계의 예비부부만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나이 조건만 충족하면 결혼 여부와 무관하게 신청할 수 있다.

신청은 e 보건소 또는 담당 보건소를 통해 가능하다. 주소지와 관계없이 전국 1051개 의료기관에서 검진받을 수 있으며 자비로 비용을 낸 뒤 보건소에서 환급받는 방식이다. 여성은 최대 13만 원, 남성은 최대 5만 원까지 지원된다.

임신 사전건강관리라는 검진 이름에 부담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 검사는 단순한 임신 준비용 검진이 아니다. 여성의 경우 AMH 수치를 통해 난소 나이와 기능을 파악할 수 있고, 자궁근종, 다낭성난소증후군, 생리 이상 등 자궁 질환의 조기 발견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생리 주기가 불규칙하거나 자궁 건강이 궁금했던 사람이라면, 종합 시드 슬롯 뚫기의 연장선상에서 검진을 활용할 수 있다.

남성도 마찬가지다. 정액검사를 통해 정자의 수, 운동성, 형태 등을 평가할 수 있으며, 이는 난임의 주요 원인 중 약 40%를 차지하는 남성 요인 파악에 필수적인 검사다.

보건복지부 김상희 인구 아동 정책관은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향후 임신을 희망하거나 생식기 건강관리를 해야 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건강권 보장이 될 것”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자기 몸 상태를 알고 조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겠다”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국가는 생식 건강을 ‘출산 장려’보다는 여성의 자기결정권 보장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영국은 25세부터 64세까지 모든 여성에게 자궁경부암 검사를 3년 주기로 무상 제공하고, 호주는 HPV 검사를 도입하면서 자가 채취 방식까지 확대 중이다. 미국의 경우, 메디케이드와 같은 공공 시드 슬롯 뚫기보험을 통해 저소득층 여성에게 자궁경부암 검진과 피임 서비스는 보장하지만, AMH 같은 가임력 지표에 대한 정기 검사나 무상 지원 제도는 없다.

우리나라는 생식 건강을 임신·출산에 국한하지 않고, 전 생애 건강관리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는 드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배경에서 직접 검진을 받은 수검자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AMH 수치를 미리 확인해 임신 계획을 조정하거나, 생리 이상 원인을 알게 돼 도움이 됐다”라는 경험담부터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자기 몸을 미리 알아보는 계기가 됐다”는 반응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제도 확대와 달리 현장 준비는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6월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일부 지역 보건소에서는 ‘예산 조기 소진으로 접수 중단’ 안내가 나왔다. 검진 예약을 시도했다 중단된 한 시민은 “애초에 예산 규모가 너무 작게 설정된 것은 아닌지 정부가 돌아봐야 한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생식 건강은 단지 출산 장려 수단이 아닌, 전 생애 건강의 일부로 접근해야 한다”라며 “제도 설계 단계부터 현장의 수요와 여건을 함께 고려해야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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